책과 영화

장강명 작가의 신작 "우리의 소원은 전쟁"

더사문난적 2016. 12. 10. 18:02

<우리의 소원은 전쟁> 장강명




올 하반기에는 새로운 책을 읽기가 쉽지 않았다. 워낙 뉴스가 더 흥미진진한 픽션같은 내용들이 많았던 것도 이유중에 하나. 이제 연말이고 탄핵 정국도 한 고비를 넘긴것 같아 간만에 신간 소설을 집어들었다. '댓글부대'의 신선한 시도가 인상적이었던 장강명의 신작이다. 


원래 최근에 이 책을 구매한 어느 후배님에게 빌려 보려고 했으나 교보문고 인근에 점심먹으러 갔다가 들렀더니 이벤트 기간이라며 온라인 판매가격과 같이 10%할인을 해줘 바로 구매. 


무대는 미래의 북한. 김씨왕조가 무너졌으나 남한과 바로 통일은 되지 않고 과도정부가 들어서 어쩡쩡한 관계가 유지된다. 북한엔 유엔평화유지군이 파견되고 한국군도 여기에 일원으로 동참한다. 물론 예산은 한국이 부담.함흥 이북의 양강도 자강도 지역은 평화유지군의 힘이 미치지 못하고 일종의 군벌인 '조선해방군'이 다스린다. 딱히 내세울 산업이 없는 이 지역은 마약을 제조하여 수출하는 일로 먹고산다..는 전제 아래 이야기를 풀어간다. 


설정은 참신하고 500페이지가 넘지만 페이지는 술술 넘어가는데, 만일 북한 정권이 붕괴하면 이렇게 큰 무리없이 현상을 유지하는 형태의 사태전개가 가능할지 매우 의심스럽다는 점을 제외하더라도, 북한 특수부대 출신 인물이 이끌어 나가는 이야기가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기시감이 든다. 




(이하는 소설내용과 관련한 약간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심지어 이름도 '장리철' 


작가는 후기에서 노골적으로 이 이름은 'Jack Reacher' 시리즈 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밝힌다. 읽고난 감상도 그렇다. 마치 북한을 무대로 벌어지는 리 차일드 소설 같은 분위기이다.



참신한 배경설정이나 술술 넘어가는 범죄묘사나 전투장면에 비해 내용은 결국 액션소설에 가깝다는 인상이나, 일단 최소한 이정도라도 향후 남북통일의 전개나 남북간 사회의 통합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는 시도가 얼마나 있었는지 하는 생각이 드는 현실상황에서 참고할 만한 대목이 많은 책이다.  (2016. 12.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