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영화
장강명 작가의 현실감 넘치는 픽션 "댓글부대"
더사문난적
2016. 1. 16. 23:07
<댓글부대> 장강명 지음, 2015 은행나무
바이럴 마케팅 기법으로 온라인 홍보를 하던 업체 '팀-알렙'
흔한 온라인 홍보업체였지만 나름 성과를 인정받던 이 회사의 운영자이자 직원인 주인공들. 역시 배경이 온라인 세상인 것 답게 모두 실명이 아닌 닉네임으로만 불린다. 주인공 '삼궁' '01査10' '찻탓캇' 3명이 정체를 정확히 알 수 없는 누군가의 의뢰를 받아 온라인의 진보적인 사이트를 차례로 붕괴시키는 과정을 그린 '소설'이다.
신문기자와의 인터뷰 녹취록 형태로 진행되는 서술이 특이하면서 현실감을 더하고, 실제 일간지 기자로 상당기간 일했던 작가의 출신 답게 언론사 관련 묘사도 정밀하다. 마구 쏟아놓는것 같은 대화속에 다양한 최신 문화코드를 조합하여 중편보다 살짝 두터운 분량이지만 많은 이야기를 풀어놓는 재주도 좋다.
허구를 그린 '소설'을 표방하고 있으나, 얼마전 우리나라를 흔들었던 기존의 실제 사건들에서 힌트를 얻은 소재들을 풍부히 활용하고, 실제 존재하는 여러 커뮤니티 들을 언급하면서 진행되는 구성이라 어디선가 본 것 같은 '기시감'은 그 위력이 대단하다.
중반 이후의 반전도 일품. 내용이나 극적 구성, 분량도 영화하기로도 적합한 수준이라 얼마 안가 영화화 될 것 같다는 전망을 더해본다. 다만 그대로 만든다면 '내부자들' 수준의 19금 영화는 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