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영화

[책] 존 그리샴의 신작 '잿빛 음모' - 초반 전개는 좋지만 갈수록 힘이 빠지는 모양이 아쉽다

더사문난적 2015. 12. 19. 21:11


<잿빛 음모, Gray Mountain> 안종설 옮김, 2015 문학수첩


오랫만에 보는 그리샴 선생의 법정스릴러물.


배경은 2008년. 뉴욕 대형로펌 부동산팀소속으로 열심히 일하던 1년차 어쏘 서맨사 코퍼가 리먼사태로 금융위기가 가속화되면서 실직위기에 빠지고, 해고 대신 1년간 무급인턴으로 비영리단체에서 일하는 것을 조건으로 복직기회를 고려할수 있다는 제안을 받는다. 평생 가볼것이라고 생각지도 못한 버지니아의 애팔래치아 산골짝 시골 마을의 법률구조클리닉에서 '진짜 사건'들을 마주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배경이다.

아 이거 뭐 초반 전개는 전형적인 그리샴 선생 다운데, 좀 용두사미인 것도 최근 그리샴선생 책 답다. 초반에 엄청 가짓수 많은 반찬들을 식탁에 올려놓다보니 중반이후에 어찌 수습해야할지 모르다가 흐지부지 끝난다.


노천채굴방식으로 자연경관을 훼손하고 예전 방식에 비해 투입되는 노동력을 절감시키면서 주변 환경을 오염시키는 악덕 대형 석탄회사의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좋은데, 1권짜리 단행본으로 이야기를 제대로 풀어가기에는 너무 지면이 부족하다. 잘 쓰인 시사주간지 기획기사 같이 "좋은 문제제기"에 그친 느낌이다.


그리샴의 관심사가 미국사회 여러 구석구석까지 미치도록 다양화된것은 환영할 만 하나 초창기 작품만큼의 힘은 많이 약해진 것 같아 다소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