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에 손에 집어들었다가 손에서 놓을 수 없어서 단숨에 읽어버린 책입니다. 작가 마이클 코넬리는 '링컨차를 타는 변호사'에서 처음 만났습니다만, 미국에서는 꽤 많이 알려진 유명작가입니다. 작가의 원래 시리즈물인 해리 보쉬 시리즈에서 벗어나 연쇄살인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이 책이 미국에서 출간된 시점이 1995년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꽤 놀라운 이야기들을 많이 담고 있습니다.
전에 '링컨차..'를 볼때도 그랬습니다만, 작가가 사실적인 작품을 쓰기 위해서 엄청나게 많은 사전작업을 했다는 느낌이 듭니다. 작가가 전직 기자여서 그런지...FBI의 이야기도 그렇지만, 당시 막 나왔을 최신기기인 '디지털 카메라'가 주요 이야기거리로 등장하는 것도 이채롭습니다. 미국에서야 많이 울궈먹은 이야기일지는 몰라도 요즘 우리나라에서 새롭게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소아성애(pedophile)의 문제도 그렇구요.
두줄기의 이야기를 끌고가다가 막판에 이를 조화롭게 섞어버리는 이야기 솜씨도 대단합니다. 이번에 보니 이책의 후속편이 나왔고 역시 번역(시인의 계곡)되었는데, 찾아봐야겠습니다. 스릴러 장르 좋아하시면 정말 강추입니다.
다만, 지난번 링컨차.. 처럼 한국어로 읽기에도 이상한 번역은 자주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만, 이런 분석을 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 http://blog.yes24.com/…
요약하면, 작가의 문체를 살리지 못한 번역이라는 지적입니다. 나중에 한번 시간되면 원서를 뒤져보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출판사에서 달았음이 분명한 (부)제목에 대한 한마디.. 600페이지가 넘는 이책을 단권으로 출간해준 것은 고마운 일입니다만, 제목이 '시인-자살노트를 쓰는 살인자' 입니다. 쫌 어울리지 않는 생뚱맞은 제목인 것은 틀림없습니다. 아마 영어 'suicide note'를 번역한게 아닌가 싶은데 차라리 유서를 쓰는 살인자라고 했어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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