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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더 커진 스케일 .. 앤디 위어의 SF "프로젝트 헤일메리"

더사문난적 2023. 7. 24. 23:15
 
<Project Hail Mary>
'마션'의 작가인 앤디 위어의 최신작. 미래의 어느 날, 인류는 태양의 빛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는 것을 관측하게 되고, 그 이유가 '아스트로파지'라는 외계 (미)생물체가 대량으로 우주공간을 넘어 태양계로 들어와 항성의 빛 에너지를 흡수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지구에 도달하는 태양 에너지의 양이 10% 아니 5%만 줄어들어도 인류는 엄청난 기후변화로 멸종을 각오해야 하는 상황인데, 주변 우주공간을 관측해보니 태양과 비슷한 다른 항성들도 아스트로파지에게 에너지를 빼았기고 있는 것으로 측정되었다. 그런데 유독 12광년 거리에 있는 타우 세티 항성은 아무런 변화가 없다는 것이 밝혀진다. 아마도 타우 세티 항성에는 아스트로파지로부터 빛에너지의 손실을 막는 어떤 비밀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전 세계의 모든 국가들이 힘을 합쳐서 지구를 위기에서 구할 최후의 희망인 우주선을 신속하게 만든다. 여기에 인류를 구할 임무를 띤 3명의 과학자를 태워 보내는 시도를 한다는 이야기이다. (여기까지 써놓고 보니.. "우주전함 야마토"의 이야기랑도 좀 비슷하다는 생각도..)
우주선의 이름은 Hail Mary 호. '헤일메리'는 미식축구나 농구 등에서 막판 패배가 임박한 상황에서 아주 작은 가능성을 믿고 시도해보는 패스나 슛을 의미하는 말인데, 그만큼 절박한 지구인의 최후의 도전을 상징하는 의미라고 할 수 있겠다.
작가의 전작 '마션'이 화성을, '아르테미스'가 달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었음에 비해 훨씬 더 큰 스케일의 우주공간을 다루면서, 전 지구인의 위기를 막을 주인공과 우주에서 만난 미지의 외계인과의 협력과 우정을 따뜻한 시각으로 그린다.
승무원을 태양계 밖의 외계 우주로 보내야 하므로 이렇게 먼 거리를 제한된 시간 내에 갈 우주선을 어떻게 만들고 지구로 통신을 할 방법을 생각해봐야 하는데 여기에 작가의 SF적인 상상력이 빛을 발한다.
주인공을 중학교 과학선생님으로 설정하면서 각종 화학식이나 물리학, 6진법, 상대성이론 등등 어려운 이야기들이 많이 나와 세부적인 사항까지는 대충 그런가 보다하고 넘어갈 수 밖에 없는 내용으로 가득하지만 그래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작가의 데뷰작인 '마션'에서도 그랬지만 현재까지 알려진 과학기술이나 상상가능한 미래의 기술적 범위 내에서 '그럴듯한' SF세계를 소개하니 생생함이 배가된다.
무엇보다 우주에서 조우하게 되는 외계(고등)생명체를 인간과 완전히 다른 환경에서 진화해온 존재로 상정하고 이 우주인과 소통하는 방법을 고안하여 결국 높은 수준의 대화도 가능한 번역기를 만들어 나아가는 과정은 매우 그럴 듯하다.
이과적 관련 지식이나 배경이 있으신 분들은 훨씬 더 재미있을 듯. (2021. 7.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