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테미스>
'마션'의 작가 앤디 위어의 후속작품. 이번에는 무대가 '달'이다. 책을 사놓은지는 좀 되었는데 이 책에 집중할 만한 시간이 없어 못보고 있다가 이번에 모처에 세미나를 다녀올 일이 있어 왕복 교통편에서 감상.
인간이 달에 거주지를 만들고 달에서 자원을 채취하며 경제활동을 하게되는 미래세계가 배경이다. 역시 전작과 같이 이 작가의 가장 큰 장점은 '있을 법한' 상황에서 그럴듯한 과학적 사실을 기반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화성탐사는 좀 더 먼 미래의 이야기이다. 심지어 지금 논의되는 화성탐사는 왕복편이 아니라 '편도' 여행이다. 그렇다면 그나마 현실성 있는 우주도시는 가까운 달에 건설하는 것이 예상되는 다음 단계. 만일 50-100년 뒤 쯤에 실제로 인간이 달에 정착 기지를 만든다면 어떤 구조로 어떤 통치체계로 어떤 산업을 기반으로 운영될까를 구상하고 여기에 실제 존재할 듯한 물리적 제약을 전제해 가며 글을 써나가니 이 쪽에 조금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재미있을 수 밖에.
특히 주인공을 재즈 바샤 라는 이름의 사우디 출신 소녀로, 달 식민지(?)의 관리자(행정관)는 케냐 출신의 정치인으로, 주요 사업가로는 노르웨이 출신의 백만장자, 중국의 투자자 등 다양한 국적의 종교, 문화적 배경을 지닌 등장인물 들을 설정하여 미국이나 러시아 중국 같은 특정 국가 주도가 아니라 전지구인의 공동 소유이자 활동무대인 '달'을 상징하려 한 것이 작가의 의도로 보인다.
하지만 어쩔수없이 주인공 재즈에 대한 묘사는 1972년생 백인남성인 저자 본인의 모습이 투영되어 있어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
예컨대 갑자기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나왔던 the good, the bad and the ugly (석양의 무법자, 심지어 이 영화는 1966년작이다!!) 영화 이야기를 아랍소녀이면서 6살부터 달에서 살아왔다는 주인공이 하는 식이다.
이외에도 상황설정이나 양념처럼 등장하는 농담은 아무래도 저자와 같은 연배에어울릴 코드들로 가득하여 청소년 연령의 독자들이 쉽게 공감하며 읽을 작품은 아니다.
그래도 기본적인 재미와 함께 덤으로 관련 과학지식도 얻을 수 있으니 주위에 추천할만 하다.
사족:
마션이나 이번 작품이나 국내 출판사인 RHK가 독자적으로 디자인한 표지는 마음에 든다.
특히 미국판은 정말.. 누가 디자인 한건지..
그런데 RHK는 왜 이책의 제목옆에 "달에 사는 수학 천재의 기발한 범죄 프로젝트"라는 부연설명을 달아 놓은 것인지?? 주인공이 수학천재라는 식의 묘사는 등장하지 않는데 말이다. (2017. 1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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