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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1급기밀 - 방산비리 고발, 의도에 앞서 길을 잃다

더사문난적 2018. 1. 13. 10:49



<1급기밀, 2018 홍기선 감독 작품>

시사회에 초대받아 아직 정식개봉전에 미리 관람.


국방부 항공부품구매과장으로 새로 부임한 모범군인 박중령이 전투기부품 공급업체의 납품비리를 알게되고 이를 밝히기 위해 정의로운 언론사기자와 군법무관의 도움을 받아 고군분투한다는 이야기.

1990년대 중반(방위사업청이 생기기 이전 시점이다) 국방부 조달본부에서 T-59 고등훈련기와 CN-235 수송기 부품가격 부풀리기를 제보했던 박대기 주사 사건에서 모티브를 얻은 내용이지만 영화화를 위해 많은 부분을 변형시켜 실제 발생했던 사실관계와는 거의 연관성이 없다.

실제사건에서 문제되었던 것은 BAE Hawk 고등훈련기(T-59, 우리공군이 제대로 보유했던 유일한 영국제 기종)의 부품가격관련이었다. 호크는 3차례 사고가 일어나 총 4기가 손실(이중 1건은 훈련중 2대가 공중충돌한 사고)되는 일이 있었지만 영화에서 묘사된 것과 같이 조종계통의 부품 비리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볼만한 내용은 아니었다.

홍기선 감독의 영화는 전작 '이태원 살인사건'에서 보여준 것과 같이 사회적인 문제에 대하여 주의를 환기시키는 일종의 의제설정 능력은 훌륭하지만 기본적인 줄거리의 타당성이나 사건전개의 개연성, 극적 재미의 측면에서는 조금 아쉽다는 인상을 준다.


국방부 실무 과의 내부 분위기, 원스타인 부장의 위상, 법무관과 언론사 등등 이쪽 업무에 밝은 사람이 보기에는 어설픈 설정이 많다. 더 잘 또는 더 흥미롭게라도 만들수 있었을 소재인데 이도 저도 아닌 결과물이 되어버렸다.


사족>

1. 린다 김에 대한 패러디 내지는 오마주? 임이 분명한 캐서린 김이 등장한다. 
2. 법무관 역을 맡은 신승환은 감독의 전작 이태원살인사건에서 에드워드 리(아더 페터슨과 같이 조중필 살인현장에 있었던 사람)역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