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영화

[책] 마이클 코넬리 - The Reversal

더사문난적 2015. 1. 5. 00:33



마이클 코넬리의 링컨차를 타는 변호사 '미키 할러' ( Lincoln Lawyer) 시리즈의  2010년 작품인 Reversal을 읽었습니다. 


최근에 마이클 코넬리의 작품들을 랜덤하우스코리아에서 꽤 꾸준히 내고 있습니다만, 아직 좀 출간순서가 남아서 이 책은 번역을 기다리기 너무 지루해 걍 페이퍼 백을 구해 봤습니다. 물론 한글번역본보다 엄청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지요.  


잘 아시겠지만, 마이클 코넬리 소설 중 대부분은 형사 보쉬가 주인공인 "Harry Bosch 시리즈"가 원전, 본류 격이고, 여기서 곁가지를 친 속물 변호사 미키 할러가 주인공인 링컨차를 타는 변호사 시리즈가 있지요.  


이밖에 LA타임즈 기자가 주인공(시인.. 등) 이거나, FBI 프로파일러가 주인공인 작품들도 있지만  소설 모두가 다른 작품에 약간씩은 다 연결되는 배경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 소설은  미키할러가 주 주인공이고, 해리 보슈 형사가 같이 비중있게 나오면서 전 부인 매기 맥퍼슨 검사와 한팀이 되고,  레이철 월링 요원도 잠깐 비추는 등  호화출연진(?)을 자랑합니다.  

 

​간단한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1980년대 사건.. 어린 여자아이를 납치 살해했다는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고 24년간 복역중이던 Jason Jessup 이 새로운 DNA 증거가 발견되면서 재심을 받게됩니다. 사건 당시 피해자가 입었던 옷에서 Jessup의 것이 아닌 살해된 여아의 의붓아버지의 DNA가 발견되었다는 이유이지요.  


제섭은 자신이 억울한 누명을 썼다는 주장을 하고, 여전히 제섭이 진범임을 확신하는 검찰은 명예를 회복하고 공정한 기소를 했다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하여 일종의 특별검사를 임명합니다. 바로 돈만 밝히는 속물 변호사 미키 할러에게 제안이 간다는 설정이죠. 


그간 법정에서 이런저런 범죄인(형사 피고인)만을 대리하던 '링컨차를 타는 변호사'가 이번엔 역할을 180도로 바꿔 검사로 활약한다는 것, 그리고 특별검사를 지원하는 경찰로 Harry Bosch가 등장하면서 코넬리 소설의 양대 주인공이 합심하여 사건을 해결한다는 것만으로도 매우 흥미를 유발합니다. 


또한, 배경이 된 사건이 20여년전의 사건이라 마치 미드 '콜드 케이스'를 보는 듯한 느낌도 납니다 . 형사변호사로  같은 입장에서 활약했던 다른 베테랑 Royce 변호사와의 두뇌싸움도 잘 그려져 있고, 여기에 부수된 각종 증거절차와 관련된 법률배경도 코넬리 특유의 세심한 리서치가 돋보입니다. 


결정적 목격자인 피해자의 언니로부터 이번 재심 판결의 계기가 된 증거물의 배경에 대하여 밝혀나가는 장치를 배치한 것과, 피고인 제섭이 그냥 1회성 범죄자일까 아니면 연쇄 살인마일까.. 그의  기이한 행적에 대한 의문을 유발하는 묘사를 설정한 점도 재미있는 부분입니다. 


그런데 이 소설은  대체로 이런 캐릭터 설정과 배치에서 그 미덕의 끝을 보이고 약간 다른 코넬리 소설에 비하여 좀 아쉽다는게 저의 감상입니다.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 자세한 언급은 하지 않겠으나, 법적 절차와 법정 논쟁에 대한 서술은 매우 자세한 데 비하여 결국 제섭이 진범인가 아니면 누명을 쓴 억울한 피해자인가에 대한 '근원적 문제'에 대한 해답은 막판에 너무 서두르는 식으로 종결됩니다.  후반부 1/2 정도를 지나면서 언제 코넬리 특유의 반전이 뒤통수를 칠까 하면서.. 꽤 열심히 읽었는데 약간 허무하기도 하네요. (2015. 1.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