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영화

[책] 마틴러스 - 브레이크 아웃 장진호 전투와 미 해병대

더사문난적 2015. 2. 22. 00:39



<Breakout: the Chosin Reservoir Campaign, Korea 1950> 


명절에 책장에서 딩굴고 있던 Martin Russ의 책을 오랫만에 다시 꺼내들었다. 


1950년 9월 인천상륙작전이후 파죽지세로 북한군을 밀고 올라가 서부전선에서는 평양을 점령하고 진격을 거듭하여 일부 전선에서는 압록강에까지 도달하였을 무렵, 동부전선에서는 10월에 원산에 UN군이 상륙하고 함흥을 거쳐 계속 북진, 흥남 이북의 장진호까지 미군 제10군(해병 1사단과 육군7사단)이 진격했다. 우리나라 지도를 보면 알겠지만, 평양-원산 부근이 가장 좁고, 그 북으로 올라가면 급격하게 동서가 넓어지는 지형이 된다. 맥아더는 군대를 둘로 나눠 워커 장군이 지휘하는 8군을 서부전선, 알몬드 장군이 지휘하는 10군단은 동부전선을 각각 담당하게 한다. 


이 책은 동부전선에서 미국해병대 1사단이 중공군에 포위되어 갖은 피해를 입어가며 함흥까지 철수하는 과정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당시 작전에 실제 참가했던 인물들의 생생한 증언을 담고 있어 매우 긴박감 넘치게 1950년 그 추웠던 겨울날 이 땅에서 일어났던 일을 되살릴 수 있다.


저자는 당시 동부전선을 책임지고 있던 제 10군단의 지휘관인 Edward Almond 장군을 매우 무능한 인물(결과적으로는 동경에서 잘못된 지휘를 했던 맥아더까지)로, 그 휘하에서 제1 해병사단을 지휘했던 사단장인 올리버 스미스 소장을 반대로 뛰어난 지휘관으로 그리고 있고, 해병대의 뛰어난 전투력과 사기, 단결력, 군기...등을 칭송한다. 반면에 육군부대의 무능함, 나태함 을 책 전반에 걸쳐 자주 언급하고 있다. 


미국 아마존 서평을 보니 (아마도 육군의 입장에서) 이건 지나친 해병대만세..라고 까는 의견들도 종종 보이던데, 그래도 미 해병 1사단이 그 유명한 "퇴각? 무슨소리 우리는 다른 방향으로 진격하는것뿐이다 (Retreat, hell! We're not retreating, we're just advancing in a different direction)"는 언급을 하며 그나마 희생을 줄이며 퇴각할 수 있었던 것은 분명 스미스소장의 리더쉽때문이었던 것은 맞다고 해야 할것이다. 


미해군은 전함에 붙이는 이름을 뛰어난 공훈을 세운 군인이나 정치가 등 사람이름(니미츠, 아이젠하워, 케네디)을 붙이거나 주, 도시(미주리, 오하이오, 로스앤젤레스 등) 의 이름을 붙이기도 하지만, 격전지의 지명을 붙이기도 하는데, Tarawa, Midway, Anzio, Philippine Sea 등이 그것이다. 이 중에 "USS Chosin"이라는 타이콘데로가급 미사일순양함(CG-65)가 있는데 1989년에 진수한 현역 군함으로 한국전쟁중 치열했던 장진호 전투를 기린 이름이다. 당시엔 일본이 만든 지도밖에 없어서 일본식 발음으로 '초신'이라고 불렸고 이게 그대로 굳어진 것이다. 장진호 전투에서 살아남은 용사들을 'Chosin Few'라고 부른다고 한다. 


몇차례 지적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재미있는점은 맥아더 장군의 경우 그의 이름을 딴 미군의 무기체계가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2차대전 서부전선 사령관 아이젠하워나, 태평양전선의 해군제독 니미츠는 항공모함이름이고, 심지어 맥아더 밑에서 8군을 지휘했던 Walton Walker 장군의 이름을 붙인 M-41 Walker Bulldog 전차도 있는 마당에 맥아더의 이름을 딴 미군 무기가 하나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미국에서의 맥아더에 대한 평가를 반증하는것이 아닐지.. (맥아더를 해임한 Harry S. Truman 대통령 역시 항공모함 이름에 붙어있다)